광주에서 하수구가 막혔다는 전화를 받으면 건물 종류부터 여쭙니다. 충장로 원도심의 오래된 상가인지, 상무지구의 업무 건물인지, 하남산단 같은 공업지역의 작업장인지, 골목 안 다세대 주택인지에 따라 관이 지나는 길과 막히기 쉬운 자리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는 건물 종류와 건물 안의 위치를 나누어, 어디서 무엇이 걸리는지와 어떻게 뚫는지를 차례로 적었습니다.
구도심 다세대 주택, 세대 안 배수구가 함께 느려질 때
동구와 서구의 구도심에는 여러 세대가 관을 나눠 쓰는 오래된 다세대 주택이 많습니다. 집 안에서 욕실과 주방이 한꺼번에 굼떠졌다면 배수구 하나하나보다 세대 물이 모여 나가는 가로관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오래 쓴 관은 안쪽 면이 거칠어서 머리카락과 비누 때, 기름이 겹겹이 들러붙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가까운 배수구로 스프링을 밀어 넣어 어디쯤에서 걸리는지 재 보고, 그 지점이 세대 안인지 밖인지부터 가립니다. 세대 안이면 그 자리에서 풀어 내고, 세대 밖이면 공용 구간을 살피는 순서로 넘어갑니다. 세대 밖 구간은 위아래 집이 함께 쓰는 관이라, 작업하는 동안 이웃 세대에 잠시 물을 쓰지 말아 달라고 알려 두시면 걸린 지점을 찾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원도심 상가 건물 바닥 밑을 지나는 가로관
충장로 일대처럼 한 건물 안에 음식점과 카페가 위아래로 모여 있는 상가는 여러 점포의 물이 바닥 밑 가로관 하나로 합쳐집니다. 주방에서 흘러온 기름은 차가운 관 속에서 굳어 벽에 달라붙고, 그 위로 음식 가루가 걸리면서 덩어리가 점점 커집니다. 우리 가게 하나만 조심해서는 막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굳은 덩어리는 플렉스샤프트로 깎아 물길을 연 다음, 관 둘레에 남은 기름 막을 고압세척으로 벗겨 냅니다. 한가운데만 뚫어 두면 다른 점포에서 내려온 기름이 그 자리에 금세 다시 앉기 때문입니다. 장사하는 동안에는 손대기 어려우니 문을 닫은 뒤로 시간을 잡으셔도 됩니다.
상무지구 업무 건물, 층을 타고 내려가는 세로관
상무지구처럼 한 건물에 여러 회사가 나뉘어 들어선 업무 건물은 위층 화장실과 탕비실 물이 세로관을 따라 차례로 내려옵니다. 한 층에서만 물이 고인다면 그 층 바닥 밑 가로관을, 위아래 층이 같이 느리다면 세로관이나 그 아래쪽을 의심합니다. 어느 층에서 맨 처음 증상이 보였는지 관리하시는 분이 적어 두시면 막힌 구간을 좁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세로관은 여러 층의 물이 한꺼번에 몰리는 길이라, 휴지 뭉치나 물티슈가 관이 꺾이는 자리에 걸려 쌓이기 쉽습니다. 걸린 높이가 확인되면 가장 가까운 청소구로 스프링을 넣어 뭉치를 풀고, 관 벽에 붙은 때가 두꺼우면 고압세척으로 이어서 씻어 냅니다. 작업하는 동안 위층에서 물을 내리지 않도록 입주사에 미리 알려 두셔야 합니다.
하남산단 같은 공업지역 건물의 작업 공간 배관
공업지역 건물 가운데에는 사무실 화장실로 이어지는 관과 별개로 작업 공간에서 나오는 물이 지나는 관을 둔 곳이 있습니다. 그 관으로 무엇이 흘러갔느냐에 따라 걸려 있는 물질이 달라서, 직접 열어 보고 나서야 어떤 장비를 쓸지 정할 수 있습니다. 세척에 쓴 약품이나 흘려보낸 액체가 있다면 미리 알려 주십시오. 어떤 성분인지 먼저 살핀 뒤에야 관 속에 장비를 들입니다. 작업장 쪽 관과 화장실 관이 건물 밖에서 만나는 곳이 있다면 그 지점도 함께 열어 보고, 어느 쪽에서 내려온 것이 걸렸는지 가려 말씀드립니다.
건물 밖 청소구와 맨홀에서 이어 보는 구간
세대나 층 안에서 걸린 곳이 보이지 않으면 건물 바깥으로 나갑니다. 청소구나 맨홀 뚜껑을 열어 그 안에 물이 차 있는지 말라 있는지를 보면, 막힌 곳이 건물 안쪽인지 바깥 관인지가 갈립니다. 맨홀 바닥에 오수가 그득 고여 있으면 석션 호스로 빨아낸 뒤에야 관 입구가 드러납니다. 원인이 짐작되지 않거나 관이 꺾이고 처졌을까 걱정되면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화면으로 같이 봅니다.
어느 구간이든 막힌 위치를 확인한 뒤에 쓸 장비와 금액을 말씀드리고, 그 금액에서 달라지지 않게 진행합니다. 막힘이 밤중이나 주말, 공휴일에 생겨도 전화를 주시면 그때 나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입자인데 공용관 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같은 건물의 다른 세대나 점포에 물 빠짐이 어떤지 한번 물어보십시오. 여러 곳이 같이 느리다면 공용 구간일 가능성이 크고, 그때는 확인한 막힌 위치를 근거로 건물주와 비용 부담을 의논하시면 됩니다.
오래된 관에 고압세척을 해도 괜찮나요?
관이 많이 삭았거나 이음부가 헐거우면 센 물살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관 상태가 걱정될 때는 카메라로 안쪽을 먼저 들여다본 뒤 물살 세기를 줄이거나 스프링 쪽으로 방법을 바꿉니다.
바닥을 뜯어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대부분은 배수구나 청소구, 맨홀 같은 입구로 장비를 넣어 해결합니다. 관이 깨졌거나 내려앉은 모습이 화면으로 확인될 때에만 다른 방법을 의논합니다.
